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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정 후 우울증--등반하는 삶의 절정과 계곡이라는 양극성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1-02-16 12:29:37   조회: 2238  


원정 후 우울증
Post-Expedition Blues
등반하는 삶의 그 양극적 절정과 걔곡

“봄은 가을 속에 감추어 있고, 가을 속에는 봄이 가득 충전되어 있다.  - 페르시아 시인 Rumi


지금 이 모닥불 주변에서 춤추고 있으니, 따스해야 하건만, 오히려 어두운 색의 차디찬 옷이 내 위를 덮고 있는 것처럼, 와들와들 떤다. 캐나다 로키 산맥의 한 가운데에서 팀원과 내가 2008년도의 Icefall Brook에서의 빙벽 등반 성공을 지금 축하하고 있다. .지난 10일 간 우리가 집이라고 부른 이 작은 겨울 캠프에 둘러 싸여, 우리가 눈 속에서 춤춘다. 축하하면서 . . . 이 희열을 서로 간에 나누고 싶으면서도 벌써 나는 주목할만한 등반 또는 굉장히 힘든 원정 후에 엄습하는, 소위 완등 후 블루스(the post-send blues)가 떠오른다. 

다음 날, 헬리콥터 타고 골든(Golden)으로 귀환 중, 2, 3주 전 했던 대화가 생각났다. 하루 동안 셀커(Selkir) 마운틴에서 스키를 탄 후, 눈 덮인 발할라(Valhala) 마운틴 투어링 산장에서 코코아 그리고  아일랜드 위스키와 크림으로 만든 음료수인 베일리스(Bailey's)를 홀짝홀짝 마시며 친구들과 앉아 있었다. 일행 중에 섹스 임상 치료사가 있어, 불가피하게 우리들이 애들처럼 낄낄대며 그 쪽으로 이야기가 흘렀고,  그 때 오르가즘 후의 우울증이 화제에 올랐다. 
“포스트-<뭐> 우울증?”라고 의아해서 우리가 물었다.
“포스토-오르가스믹 우울증--섹스 후에 남자가 경험하는 것”이라고 내 친구가 설명했다. “그 상태가 몇 초 동안 지속되는 사람도 있고, 며칠 간 그런 사람도 있어”라며 이어서 그가 말했다. “오르가즘 도중, 남자가 절정에 이르고, 그로 인해 탈진 상태가 되고, 그런 다음, 거세된 것 처럼, 압도된 심적 상태로 가라앉는다. 방금 생각난 건데, 남자들이 그 연구를 스폰서 한 게 아닐까 해, 섹스 후에 왜 남자가 잠드는지 또는 섹스하고 나서 보듬어 주지 않는 핑계를 대려고 말이야!" 여자들이 까르르 웃는 동안, 우리 일행의 남자들은 거북하게 큰 미소를 지었다.
"자, 골든(Golden)입니다“라고 파일롯의 활기찬 목소리가 이어폰 속에서 들려. 얼른 다시 현재로 내가 돌아왔다. 비행기가 착륙하면서, 컼컴하고 혼란스러운 진구렁 속으로 내가 갈아 앉는다.  다음 날, 귀향 여정 내내 유일한 나의 동반자였던 내 착잡한 마음을 태우고 16시간 동안 솔트 레이크 시티까지 차를 몰고 가야 한다.
"나는 항상 이런 프로젝트를 쫒아 전 세계를 돌아 다녔다. 그런 프로젝트가 내 중심을 잡아주었고 이성적으로 그리고 감정을 제어하며 현실을 대하게 해주었다. 안 그랬으면, 아마 아무 목표 없이 살았을 것이다. 마음을 붙일 곳이 전혀 없었다. 내가 어떤 프로젝트를 끝냈을 때 처음에는 엄청나게 기쁘다. 그런데, 좀 지나면, 차츰 그 흥분의 강도가 줄어들고, 어떻게 시간을 유용하게 보내야 할지 모르게 된다. 마치 길을 잃거나 목표가 없는 듯 느낀다." - 크리스 샤마, 클라이밍 지 261호
남부 앨버터 평야를 차로 달리면서, 에크하트 톨레의 The Power fo Now를 테이프로 듣는다. 이 구절이 내 주의를 끈다: “등산 같은 위험한 활동을 사람들이 하는 이유는 ...그런 활동은 현재에 (now) -- 시간도 문제도 존재하지 없고, 생각도 존재하지 않고, 그리고 성격 상의 부담이 없이그런 강렬하게 살아있는 상태에-- 몰입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일초라도 현재의 순간을 벗어나면 죽음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톨레의 그런 일반론에는 거북함을 느끼지만, 그 요지에는 나도 수긍한다. 이어서 “불행히도 그런 사람은 그 상태에 있으려고 그런 활동에 의지하게 된다”고 톨레가 말한다.
아이스폴 브룩(Icefall Brook)에서 우리는 마치 성배를 발견한 것 같았다. 그리고 원정에서는 늘 그렇듯, 얼어붙은 서크(cirque) 경계선 안쪽이 우리의 현실이 되었다. 우리에겐 전화도 인터넷도 없었다. 캠프가 우리 집이었고, 팀이 우리 가족이었고, 그 루트들이 우리의 일터이자 놀이터였다. 우리의 생활은 간소했다: 잠에서 깨어나, 먹고, 날씨 확인하고, 루트를 내고, 캠프로 돌아와, 다시 먹고, 잠잤다. 내게는, 바로 이 단순성이 원정의 가장 큰 매력이다: 원정이 우리를 "지금 이 순간(Now)"에 뿌리를 내리게 하여, “현실의” 삶은 멈춘다. 하지만 이 우리를 괴롭히는 것이 바로 그 현실 세계로의 복귀다.
큰 원정을 끝내고 집으로 왔을 때, 친구들이 나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을 좀 준다. 그런 다음, 쉬운 하이킹을 하거나 영화 보자고 나를 불러내려고 전화 걸기 시작한다.“ - Rebecca Rusch, 어드벤쳐 레이서
차를 타고 평평한 황금빛 남부 앨버타 속으로 한참 달리고 나자 오르가즘 후의 우울증이 단순히 남자 또는 섹스 이상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삶의 절정에 이르렀다 와르르 무너져 내린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2, 3년 전, 등반할 때 표현을 잘 안 한다고, 내가 전 애인을 비난한 적이 있다. 그는 대답으로 종이 위에 검은 색으로 일직선을 그렸다. 그런 다음, 빨강 펜으로 또 하나의 선을 그렸는데, 이번에는 그 직선의 위아래로 비틀대며 오르내렸다. 끝으로, 그가 녹색 펜으로, 그 직선의 조금 위와 조금 밑으로 지나가는 선을 그렸다.
“캐롤라인, 빨간 선이 당신, 녹색 선이 나야”라고 그가 말했다."내 방식이 훨씬 덜 피로해, 정말이야.“ 그 때는 그 말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었고, 나중에 그와 갈라섰다 (그는 정말 표현을 충분히 안 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이제 내 차 속에서, 드디어 그 그림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등반과 원정이 일시적으로나마 나의 혼란과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었다. 십대 이래, 나는, 공부나 시험이나 경쟁 같은 어떤 목표나 구체적으로 도전거리가 없을 때는 늘 불안과 공허를 느꼈다. 등반이 그런 공백을 채워주긴 했으나, 일시적으로만 그랬을 뿐이고, 불가피하게 부정적인 면이, 즉, 밸런스의 결여가 따랐다.

5년 전 변호사 일을 그만 둔 이래, 점점 더 등반이 바로 내 생활이 되었다. 전에는, 직업을 장애물로 여겼다. 등반이라는 주사를 맞지 않으면, 스스로에 대한 회의와 권태와 혼란스러운 마음이 나를 지배했다. 그런 사람이 나만은 아니었다. “원정을 할 때 내 정체성을 더 분명히 느낀다”고 노스페이스 팀의 프로 스키 산악인인 내 친구, 카슈아 릭비가 언젠가 내게 말했다.
심리적, 신체적 또는 심리적-사회적 사건들이 우울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임상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 한편, 힘든 신체적 활동이 기분을 고양시키는 엔돌핀을 방출하는데 (달리기 선수의 high를 생각하면 됨), 어쩌면 굉장히 많은 우울증환자가 왜 운동 마니아인지를 이 점이 설명해주는 듯하며, 그래서  중요한 완등이나 원정의 도취감이 급격한 정서적 침체를 초래할 수 있는데, 빈정대기 좋아하는 블랙 유머 성향을 가진 사람에게 이 경향이 더 깊을 수도 있다. 마치 약처럼, 이런 정서적 침하를 완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을 똑 같은 활동을 더 많이 하는 것이다--내 경우에는, 새 프로젝트, 등반 여행 또는 에티오피아, 파타고니아, 아이슬란드, 캐나다, 유럽 및 모로코 등지로 원정을 가는 것이다.
어드벤처 레이서인 내 친구 레베카 러쉬도 이와 유사한 사이클을 경험했다. “그건 정서적 반응이기도 하고 신체적인 반응이기도 하다. 신체적이라는 것은 특정 목표를 위해 여러 달 동안 트레이닝 에너지를 투입했기 때문이고...[그런 다음] 그 목표를 향해 모든 정신적 에너지를 투입하는 극심한 정서적 피로라는 측면도 있다”고 그녀가 말한다. 그렇긴 하나, 그녀의 '포스트 이벤트' 피로가 여러 주일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 순전히 신체적인 것 같진 않다. 엄격하게 짜여진 스‘케줄, 트레이닝, 짐 꾸리기, 스폰서와의 약속  및 기대가 이젠 다 지난 일이다”라고 그녀가 한탄한다. “‘이제 무얼 하지?’라는 느낌만 남아있어.”
“더 이상 등반이 즐겁지 않을 때는, 억지로 강요하는 대신, 저절로 하고 싶은 의욕이 생기도록 얼마 동안은 열을 식힌다." -- 매트 시컬, 노스 페이스 팀의 선수
내가 솔트 레이크로 돌아왔는데, 목표 의식의 결여로 캐나다에서 느꼈던 마음의 평화가 조금씩 차츰 사라진다. 판에 박힌 모양의 내 방갈로로 돌아오니, 마음이 안정이 안 되고, 걱정거리가 많다. 밤에는 거의 잠을 못 잔다. 낮에는, 시간만 허비하며 기분이 안 좋을 때 간단히 익혀 먹는 간편 음식인 캄포트 푸드(comfort food) 만 먹는다. 뭘 해봐도 마음이 편치 않다-- 심지어 등반까지도. 동작할 때마다 내가 취해야할 다음 단계가 무얼까 하는 생각이 떠오른다. 어떻게 돈을 벌까? 다시 변호사가 되고 싶진 않지만, 뭔가 밸런스가 필요하다. 그 동안 등반하면서 내가 인생을 낭비하고 있다고 느낀다. 
매트 시걸의 경우, 이 중요한 완등을 한 후의 (post-send) 정서적 침체 상태가 여러 달 지속되었다. “일단 부정적 사이클에 들어서면, 거기서 빠져 나오기가 정말 힘들 수 있다”고 매트가 말하며 이어서 “얼마 동안 나는 결국 소용돌이에 빠진 듯 침하했다.” 캐나다 여행을 다녀온 2, 3주 후에도 여전히 길을 잃은 느낌이다. 목표 의식과 밸런스를 다시 찾고자, 미국 산악 가이드 협회에서 하는 고급 가이딩 서비스 강좌를--알파인, 암벽 등반, 스키--내가 열심히 이수해보기로 결심한다. 또한 법률 번역 일도 다시 하고 요가 훈련을 하기 시작한다. 요가를 하면 마구 날뛰는 내 생각들을 끊을 수 있다.
캐나다에서 돌아온 지 1년 후인 2009년 봄, AMGA 고급 스키-마운티니어링 강좌 및 시험의 마지막 날에 내가 알라스카의 햇볕을 쪼이고 있다. 그러나 그 때, ‘낙제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을 생각함으로써 힘들게 얻은 마음의 평온이 깨지고 만다. 그때 지도강사 마틴 볼켄이 아마 내가 들었던, 가장 유용한 충고를 해준다.
“캐롤린, 딱 하나만 말해 주죠. 지금 여기, 바로 이 순간에만 집중해요”라고 그가 말했다. (focus on right here, right now) 마틴이 해준 말의 도움으로, 그 시험에 내가 합격했다. 또한 이제, 나는 등반에서 새 의미를 찾았고, 더 이상 등반하면서 삶을 회피하고 있지 않다고 느낀다.  “here and now” 속에서는, 누구나 어떤 것도 극복할 수 있는 것 같다.

캐롤린 조지 (carolingeorge.com)은 솔트 레이크 시티와 스위스의 프리랜서 겸 산악가이드이며, 항상 삶의 의미를 차분하게 탐색한다.


출처: www.climbing.com

S. H. Lee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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